북유럽 신화와 전설

북유럽 신화 2. 오딘은 왜 최초의 거인 이미르를 죽였을까?

신화기담 호월 2026. 8. 22. 19:09

한 존재의 죽음에서 시작된 세계

안녕하세요, 이야기를 모으는 여우 호월입니다.

부리의 아들 보르와 거인 볼소른의 딸 베스틀라 사이에서 태어난 오딘과 그의 형제들은 대체 왜 이미르를 죽였을까요?

 

※ 북유럽의 창세 이야기는 하나의 문헌에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한 형태로 남아 있지 않습니다. 이미르의 몸으로 세계가 만들어졌다는 내용은 『고 에다』의 「그림니르의 말」과 「바프스루드니르의 말」에서도 확인되지만, 이미르의 살해와 피의 범람, 베르겔미르의 생존까지 이어지는 연속적인 이야기는 『산문 에다』의 「길피의 속임수」에서 가장 자세하게 전합니다. 이번 이야기 본편은 『산문 에다』의 흐름을 중심으로 구성하고, 『고 에다』와 다른 부분은 이야기 뒤에서 따로 살펴보겠습니다. 일부 장면 연결과 묘사는 이해와 몰입을 위한 재구성입니다.


 

새롭게 태어난 세 형제와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이미르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자세히 전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갑자기 결정적인 사건으로 넘어갑니다.


세 형제가 이미르를 죽이다

오딘과 빌리, 베가 이미르 앞에 섰습니다.

거대한 원초의 존재와 세 형제.

그들 사이에 어떤 말이 오갔는지는 알 수 없고,

오랜 전투가 있었다는 기록도 없습니다.

『산문 에다』가 전하는 것은 놀랄 만큼 간결합니다.

 

보르의 아들들이 거인 이미르를 죽였습니다.


이미르의 피가 세계를 덮다

이미르의 몸에서 피가 흘러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몸에서 쏟아진 피는 강처럼 흐르기 시작했고, 곧 거대한 범람이 되었습니다.

피는 주변을 휩쓸었습니다.

 

『산문 에다』에 따르면 그 범람 속에서 이미르에게서 이어진 수많은 서리거인들이 죽었습니다.

거대한 존재 하나의 죽음이 다른 거인들의 파멸까지 불러온 것입니다.

하지만 모두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 피의 범람 속에서 살아남은 존재가 있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베르겔미르였습니다.

이미르에게서 시작된 거인의 계보는 그동안 이미 여러 세대로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산문 에다』에 따르면 그 피의 범람 속에서 그들 대부분이 죽었습니다.
베르겔미르
베르겔미르는 단순히 이 장면에서 갑자기 등장하는 거인은 아닙니다.
『고 에다』의 「바프스루드니르의 말」에서는 오래된 거인의 계보가 전해집니다.
아우르겔미르(이미르)에서 스루드겔미르가 태어나고, 스루드겔미르에게서 베르겔미르가 태어났습니다.
아우르겔미르는 다른 전승에서 이미르를 칭하는 이름이므로, 베르겔미르는 원초의 거인에게서 몇 세대를 거쳐 이어진 존재로 그려집니다.


살아남은 베르겔미르

베르겔미르는 아내와 함께 lúðr라 불리는 어떤 물건에 올라 살아남았습니다.

그것이 정확히 무엇이었는지는 뒤에서 다시 살펴보겠습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후 서리거인의 계보가 베르겔미르와 그의 가족을 통해 계속 이어졌다는 것입니다.

오딘과 두 형제에게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들 앞에는 이미르의 거대한 시체가 놓여 있었고,

세 형제는 그것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이미르의 몸을 긴눙가가프로 옮기다

오딘과 빌리, 베는 이미르의 몸을 들어 올렸습니다.

그리고 그 거대한 시체를 긴눙가가프 한가운데로 옮겼습니다.

한때 아무것도 자리 잡지 못했던 공허.

 

불과 얼음이 맞닿으며 이미르가 태어났던 바로 그 공간으로 말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아는 세계는 그때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세 형제는 이미르의 몸을 세계를 만드는 재료로 삼았습니다.


살은 땅이 되고, 피는 바다가 되다

이미르의 살은 넓은 이 되고,

그에게서 흘러나온 피는 바다가 되었습니다.

단단한 뼈는 이 되었습니다.

 

『산문 에다』에서는 그의 이빨과 어금니, 부서진 뼈들이 돌과 바위가 되었다고 전합니다.

머리카락은 나무와 숲이 되고, 거대한 두개골은 세계 위에 펼쳐져 하늘이 되었습니다.

그의 뇌는 흩어져 하늘을 떠도는 구름이 되었습니다.

 

하나의 몸을 이루던 것들이 서로 다른 자연의 모습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네 난쟁이가 하늘을 떠받치다

『산문 에다』에서는 이미르의 두개골로 만든 하늘의 네 모서리에 네 난쟁이를 두었다고 전합니다.

 

동쪽에는 아우스트리(Austri).

서쪽에는 베스트리(Vestri).

북쪽에는 노르드리(Norðri).

남쪽에는 수드리(Suðri).

각각 동·서·북·남의 이름을 가진 난쟁이들입니다.

 

이들이 네 방향에 배치되면서 세계는 방향까지 구분된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공허 속에 놓였던 이미르의 몸은 이제 땅과 바다, 산과 하늘이 나뉜 우주로 바뀌어가고 있었습니다.

 

잠깐, 그런데 이 난쟁이들은 어디에서 나타난 것일까요?
『산문 에다』에서는 이미르의 죽은 몸에서 구더기처럼 생겨난 존재들이 신들의 결정에 따라 지성과 인간과 비슷한 모습을 얻어 난쟁이가 되었다고 설명합니다.
그렇게 생겨난 난쟁이들 가운데 아우스트리·베스트리·노르드리·수드리는 하늘의 네 모서리를 떠받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아직 존재하지 않는 인간을 위한 세계

세 형제는 이미르의 눈썹으로 한 영역의 경계를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마련된 곳이 미드가르드(Miðgarðr)였습니다.

그리고 이곳은 인간을 위한 세계였습니다.

 

『고 에다』의 「그림니르의 말」에서도 이미르의 눈썹으로 ‘인간의 아들들을 위한 미드가르드’를 만들었다고 노래합니다.

 

미드가르드가 만들어졌을 때 아직 인간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고 에다』의 「그림니르의 말」은 이곳을 ‘인간의 아들들을 위한 미드가르드’라고 부릅니다.
그렇다면 적어도 미드가르드를 만들던 시점에는, 앞으로 이곳에 인간이 살아가게 될 것이 이미 예정되어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세 형제가 언제부터 인간 창조를 생각했는지, 혹은 이미르를 죽이기 전부터 세계와 인간의 탄생까지 모두 계획해두었는지는 원전이 설명하지 않습니다.


빛과 시간이 자리를 찾다

땅과 하늘이 생겼다고 해서 세계가 완성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산문 에다』에 의하면 무스펠에서 온 불꽃들이 하늘에 배치되어 세계를 밝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천체가 움직이면서 날과 해를 헤아릴 수 있는 질서도 갖춰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세계는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빛이 움직이고 시간이 흐르는 장소가 되었습니다.

땅과 바다, 산과 숲, 하늘과 구름.

 

그리고 인간이 살아갈 미드가르드까지 마련되었습니다.


 

앞에서 읽은 이야기는 주로 스노리 스투를루손의 『산문 에다』 가운데 「길피의 속임수」를 중심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익숙하게 접하는 ‘완성된 북유럽 창세기’가 하나의 오래된 문헌에 처음부터 끝까지 그대로 기록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르의 몸이 세계가 되었다는 시가 전승이 있고, 거인의 계보와 베르겔미르를 노래한 시가 있으며, 신들이 우주의 질서를 세우는 내용을 담은 시도 있습니다. 이런 여러 오래된 북유럽 시가들을 모아 전하는 것이 『고 에다』입니다.

지금까지 계속 등장했던 「그림니르의 말」, 「바프스루드니르의 말」, 「무녀의 예언」도 모두 『고 에다』에 수록된 개별 시의 제목입니다.

『고 에다』에는 신들과 창세, 우주의 구조, 그리고 영웅들의 이야기를 다룬 여러 작품이 들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그림니르의 말」은 오딘이 그림니르라는 이름으로 등장해 세계와 신들의 영역에 관한 지식을 들려주는 시이고,

「바프스루드니르의 말」은 오딘과 지혜로운 거인 바프스루드니르가 서로 질문을 주고받으며 우주와 신들의 기원에 관한 지식을 겨루는 시입니다.

그래서 북유럽 신화를 살펴보다 보면 “「그림니르의 말」에서는…” “「바프스루드니르의 말」에서는…” 같은 표현이 자주 등장합니다.

이것은 『고 에다』 전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들어 있는 특정 시에서 확인되는 내용이라는 뜻입니다.

참고로 「그림니르의 말」, 「바프스루드니르의 말」처럼 제목에 자주 등장하는 '-mál' 은 ‘말·담화’ 정도의 뜻입니다.
그래서 제목을 조금 옛스럽게 느끼면 ‘그림니르가 말하길’, ‘바프스루드니르가 말하길’ 정도의 느낌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동양식 표현으로 비유하자면 ‘~가라사대’ 와 비슷한 느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산문 에다』는 이런 신화의 여러 요소들을 훨씬 연속적인 이야기의 형태로 전합니다.

『산문 에다』는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뉩니다.

서문(Prologue): 북유럽 신들을 후대 기독교적·유헤메리즘적 관점에서 설명하는 도입부입니다.

「길피의 속임수」(Gylfaginning): 창세, 신들의 세계, 인간의 탄생, 라그나로크 등을 가장 연속적인 이야기 형태로 설명하는 부분입니다. 스웨덴의 전설적인 왕 길피(Gylfi)가 신들의 지혜를 알아보기 위해 찾아가 세 존재와 문답을 나누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길피가 질문하면 상대가 세계의 시작부터 신들, 인간, 라그나로크까지 차례로 설명해줍니다.

「시어법」(Skáldskaparmál): 시인들이 사용하는 비유 표현과 케닝을 설명하면서 수많은 신화 이야기를 함께 소개합니다.

「운율 목록」(Háttatal): 고대 노르드 시의 여러 운율과 형식을 설명하는 부분입니다.

많은 고대 신화가 그렇듯, 북유럽 신화 역시 오랫동안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시로 노래되다가, 후대에 기록되고 정리된 형태로 오늘날까지 남았습니다.

『고 에다』에는 이미르의 세계 창조가 없을까?

그렇지 않습니다.

이미르의 몸으로 세계가 만들어졌다는 핵심 모티프는 『산문 에다』보다 앞선 에다 시가에서도 확인됩니다.

 

특히 중요한 것이 「그림니르의 말」과 「바프스루드니르의 말」입니다.

「그림니르의 말」 40~41연에서는 이미르의 몸과 세계가 다음과 같이 연결됩니다.

바다
머리카락 나무
두개골 하늘
구름
눈썹 미드가르드

 

따라서 ‘이미르의 몸이 세계의 재료가 된다’는 핵심 이야기를 스노리의 독창적인 창작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바프스루드니르의 말」과 베르겔미르

「바프스루드니르의 말」에서도 이미르의 살이 땅, 피가 바다, 뼈가 산, 두개골이 하늘이 되는 내용이 확인됩니다. 또한 거인의 오래된 계보와 베르겔미르도 등장합니다.

다만 이 시 자체에는 『산문 에다』처럼 이미르의 죽음 → 피의 범람 → 서리거인들의 죽음 → 베르겔미르 부부의 생존이라는 연속적인 홍수 이야기가 직접 서술되지는 않습니다.

이런 세부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해 전하는 것은 『산문 에다』에서 훨씬 분명해집니다.


「무녀의 예언」이 보여주는 창세

「무녀의 예언」은 이미르의 각 신체가 무엇이 되었는지를 길게 나열하기보다 더 큰 우주사의 흐름을 보여줍니다.

보르의 아들들이 우주의 질서를 세우고 미드가르드를 형성하며, 하늘의 천체들이 자리를 찾아 시간의 질서가 만들어집니다.

즉 『고 에다』의 여러 시를 함께 보면 이미르의 몸과 세계, 거인의 계보, 미드가르드, 우주 질서 같은 요소들이 각각 확인됩니다.

다만 모든 장면이 하나의 긴 이야기로 연결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산문 에다』가 더 자세하게 전하는 것

『산문 에다』의 「길피의 속임수」에서는 다음 사건들이 훨씬 연속적으로 이어집니다.

  • 오딘·빌리·베의 탄생
  • 세 형제의 이미르 살해
  • 이미르의 피의 범람
  • 베르겔미르와 아내의 생존
  • 이미르의 몸을 긴눙가가프로 옮김
  • 이미르의 몸으로 세계를 구성함
  • 네 난쟁이가 하늘을 떠받침
  • 미드가르드와 천체 질서
  • 이후 인간 창조

그렇다고 해서 『고 에다』에서 직접 확인되지 않는 모든 세부를 스노리가 창작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현재 남아 있는 더 이른 시가 자료에서 직접 확인되지 않는 것과, 스노리가 그것을 새로 만들어냈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산문 에다』는 이미르를 악하다고 말하지 않을까?

『산문 에다』 「길피의 속임수」에서는 이미르와 그의 친족을 설명하며 illr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Anthony Faulkes(현대의 영국 고대 노르드 문학 연구자이자 편집자·번역자)는 이를 “evil”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스노리가 이미르를 전혀 부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곧바로 이미르가 악했기 때문에 오딘 형제에게 처형되었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습니다.

원전은 이미르가 어떤 구체적인 악행을 저질렀는지 전하지 않으며, 이미르가 먼저 신들을 공격했다는 장면도 없기 때문에,

그의 ‘악함’과 살해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 역시 확인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가장 정확하게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산문 에다』는 이미르와 그의 계통을 illr, 즉 악하거나 좋지 않은 존재들로 명시적으로 평가합니다.

그러나 이미르가 어떤 구체적인 악행을 저질렀는지, 또는 그 악함 때문에 오딘 형제에게 살해되었는지는 설명하지 않습니다.


살해 직전에는 갈등의 흔적이 없었을까?

완전히 아무런 긴장도 없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습니다.

 

『산문 에다』에서 오딘·빌리·베가 태어난 뒤 강글레리(길피 왕)는 그들 사이의 관계가 어떠했으며 어느 쪽이 더 강했는지를 묻고, 대답은 곧바로 이미르의 죽음으로 넘어갑니다.

 

따라서 양측 사이에 어떤 긴장이나 대립이 있었는지 알수는 없습니다.

살해 사건은 남았지만 동기는 알 수 없습니다.


이미르의 죽음을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원전이 살해 이유를 말하지 않는다고 해서 아무것도 생각해볼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여기부터는 원전의 직접적인 내용과 현대적인 해석을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르는 세 형제에게 살해되고, 그의 몸은 세계의 재료가 됩니다.

살은 땅이 되고 피는 바다가 됩니다. 뼈는 산이 되고 머리카락은 나무가 됩니다.

두개골은 하늘이 되고, 뇌는 구름이 되며, 눈썹은 인간 세계의 경계를 이룹니다.

 

이 과정을 하나의 원초적 존재가 여러 요소로 나뉘고, 그것들이 땅·바다·산·하늘·미드가르드라는 구분된 우주 질서로 재편되는 과정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이 관점에서 이미르의 죽음은 적의 제거라기보다 세계가 서로 다른 영역과 자연물로 구분되어 가는 계기로 볼 수 있습니다.

한 존재에게는 종말이었던 사건이 새로운 세계에는 시작이 된 셈입니다.


베르겔미르는 정말 배를 타고 살아남았을까?

베르겔미르가 이용한 lúðr 라는 것에 대한 내용도 흥미롭습니다.

「바프스루드니르의 말」에서도 이 단어가 등장하지만, lúðr는 일반적인 ‘배’를 뜻하는 단어가 아닙니다.

사전과 문헌 연구에서는 손맷돌의 틀이나 목제 구조물과 관련된 의미로 설명되지만,

『산문 에다』에서는 이미르의 피가 범람할 때 베르겔미르와 그의 아내가 lúðr에 올라 살아남았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이 이야기 안에서는 생존용 용기와 비슷한 기능을 합니다.

 

하지만 lúðr = 배 또는 방주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베르겔미르의 생존 이야기는 노아의 홍수와 구조적으로 비슷한 점이 있어 기독교적 홍수 전승의 영향 가능성도 연구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직접적인 차용이었다고 확정할 자료는 없습니다.


다른 신화와 비교해 보면

이미르의 이야기를 다른 문화의 창세신화와 나란히 놓아보면 흥미로운 공통점과 차이가 나타납니다.

북유럽 신화 ― 이미르 오딘·빌리·베에게 살해됨 몸이 땅·바다·산·하늘 등으로 재편됨
인도 신화 ― 푸루샤 우주적 희생제의 제물이 됨 몸에서 우주와 사회 질서가 나타남
중국 신화 ― 반고 죽음 여러 전승에서 몸이 자연의 요소로 변함
메소포타미아 신화 ― 티아마트 마르두크와의 전쟁에서 살해됨 몸이 우주 구성에 사용됨

 

푸루샤는 신들이 행하는 희생제의 제물이 되므로 이미르의 살해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반고는 죽은 뒤 신체가 자연의 여러 요소로 변하는 전승이 유명합니다.

 

티아마트는 마르두크와의 전쟁에서 살해되고 몸이 우주 구성에 사용됩니다.

이미르와 달리 갈등과 살해의 배경이 훨씬 자세하게 전해진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일본 신화에서는 이자나미의 죽음 이후 이승과 저승의 경계가 분명해지고, 이자나기의 정화 뒤 새로운 신들이 태어납니다.

이미르처럼 몸이 세계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한 존재의 죽음 이후 새로운 경계와 다음 질서가 나타난다는 점에서는 비교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우라노스에서 크로노스, 다시 제우스로 이어지는 세대교체 속에서 이전 세대가 밀려나고 새로운 신들의 질서가 자리 잡습니다. 직접적인 신체-우주화는 없지만, 이전 질서가 밀려난 뒤 새로운 신들의 질서가 등장한다는 구조에서 나란히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내용은 별도의 포스팅으로 다뤄 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이야기 — 신들은 왜 나무 두 그루로 인간을 만들었을까?

다음 편에서는 「북유럽 신화 3편|신들은 왜 나무 두 그루로 인간을 만들었을까?」를 통해 북유럽 최초의 인간 아스크와 엠블라의 이야기를 살펴보겠습니다.

 

그리고 함께 이런 질문도 생각해보겠습니다.

“북유럽 신화에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 것은 무엇이었을까?”


참고 자료

1차 자료·학술판

  • Snorri Sturluson, Edda: Prologue and Gylfaginning, ed. Anthony Faulkes, 2nd ed., Viking Society for Northern Research, 2005.
  • Edward Pettit, The Poetic Edda: A Dual-Language Edition, Open Book Publishers, 2023.
  • 『고 에다』 「그림니르의 말」(Grímnismál), 특히 40–41연.
  • 『고 에다』 「바프스루드니르의 말」(Vafþrúðnismál).
  • 『고 에다』 「무녀의 예언」(Vǫluspá).
  • 『고 에다』 「로키의 말다툼」(Lokasenna).

주요 연구·참고문헌

  • R. D. Fulk, “An Eddic Analogue to the Scyld Scefing Story,” The Review of English Studies 40.159, 1989.
  • John Lindow, “Ritual and Hierarchy in Old Norse Mythology,” Religionsvidenskabeligt Tidsskrift 74, 2022.
  • John McKinnell, “The Earth as Body in Old Norse,” 2022.
  • Carolyne Larrington, The Poetic Edda.
  • Margaret Clunies Ross, 북유럽 신화 및 고대 노르드 시가 관련 연구.
  • Geir T. Zoëga, A Concise Dictionary of Old Icelandic, s.v. illr, lúðr.

비교신화 참고

  • Ṛgveda 10.90, Purusha Hymn.
  • ORACC, “Tiamat,” Ancient Mesopotamian Gods and Goddesses.
  • Wu Xiaodong, “The Rhinoceros Totem and Pangu Myth,” Oral Tradition 16.2.
  • Gábor Kósa, “Pangu’s Birth and Death as Recorded in a Tang Dynasty Buddhist Source,” Archiv Orientální 77.2.